12월은 각종 연말 행사들로 모두가 바쁜 시기다. 이 시기 직장인들이라면 일주일에 1~2건 씩은 약속이 생기기 마련. 때문에 연말은 늘 분주하고 피곤한 시기이기도 하다. 가장 큰 문제는 각종 모임마다 빠지지 않는 ‘술’이다. 즐겁게 즐기기 위해 혹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마시는 술이 오히려 더 큰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 연말연시 계속 되는 술자리는 생활 패턴을 망칠 뿐 아니라 몸도 병들게 한다. 특히 잘못된 음주 상식은 때로 건강에 독이 되기도 한다. 세란병원 내과 장준희 과장의 도움말로 흔히 잘못 알고 있는 음주 상식에 대해 알아본다.
◇술에 대한 5가지 오해
1. 술은 마실수록 는다?
술은 마시면 마실수록 는다고 한다. 술자리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얼굴이 붉어지던 사람도 술을 자주 마시다 보면 주량이 늘고 얼굴도 덜 붉어진다. 그것은 뇌의 일부분이 알코올에 적응하기 때문인데, 이 경우에도 알코올의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는 분해되지 않고 체내에 남는다. 즉 건강을 생각할 때 술이 세진다는 것은 어불성설.
2. 얼굴이 붉어지는 건 혈액순환이 잘 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술을 마시고 얼굴이 쉽게 붉어지는 것은 혈액순환이 잘돼서라고 한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은 소위 술이 약한 체질이다. 간에는 알코올의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탈수소효소가 있다. 이 효소가 적거나 아예 없으면 아세트알데히드가 혈관을 타고 돌아 얼굴이 붉어지고 숨이 가빠진다. 즉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내 몸이 독에 노출됐다고 생각하고,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3. 매일 먹는 술은 건강 걱정 없다?
매일 조금씩 술을 먹는 건 건강에 전혀 피해를 주지 않을까? 흔히 반주라고 해 매일 술을 먹는 이들은 “이렇게 매일 먹는 건 오히려 약이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 전문의들의 의견은 다르다. 간도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술을 마신 뒤엔 적어도 2, 3일 동안은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따라서 매일 술을 마시는 것보다 한번에 많은 술을 마신 뒤 며칠간 금주하는 음주법이 오히려 간에는 낫다.
4. 숙취엔 사우나가 최고다?
술을 빨리 깨려면 땀을 빼야 한다? 물론 숙취해소를 위해 다음날 적당한 운동 등으로 땀을 빼 주는 것은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무조건 땀을 빼야 한다는 생각에 술도 깨기 전에 찜질방이나 사우나를 가는 것은 아주 위험한 발상이다. 특히 술자리가 늦게 끝나면 습관적으로 사우나를 찾는 남성들이 있는데 돌연사의 위험이 있을 수 있으니 특히 주의해야 한다.
술을 마시면 평소보다 몸의 수분이 부족해지는데 오히려 땀을 빼는 사우나나 찜질방에 가는 것은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때는 알코올로 인해 판단력이 흐려지거나 잠에 빠지기 쉬워 자신의 몸 상태를 잘 파악 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위험할 수 있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 등 심혈관 질환을 가진 환자들의 경우 평소에도 되도록이면 찜질방이나 사우나를 피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5. 술안주엔 삼겹살이 최고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삼겹살. 대표적인 술자리 메뉴이기도 하다. 술을 마시면서 위를 보호하기 위해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으면 좋다는 오해들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 지방이 많은 음식은 위의 소화 능력을 떨어트려 알코올이 분해되는 것을 방해한다.
바람직한 술안주는 소화 흡수가 빠른 과일, 야채나 단백질이 많이 함유된 식품이다. 단백질 안주는 간이 알코올을 해독할 때 중요한 에너지원 구실을 한다. 동물성 단백질에는 간에서 알코올 분해 효소의 활동을 돕는 ‘나드''''라는 물질이 다량 포함돼 있다. 다만 동물성 단백질만 섭취한다면 아미노산이 균형을 이루지 못해 효과가 반감된다. 따라서 이 때 동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단백질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